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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그 너머의 음악 (Reading Beethoven)
<책소개>
작곡가의 악보는 중세 때 성경과도 같다.
접근 가능한 사람만이 접할 수 있으며 이해할 수 있었다.
인쇄술이 발명되기 전까지 성경 말씀은 소수 사제나 신부들만의 전유물로서 그들에 의해서만이 성도들에게 전해졌다.
그리하여 성경은 개인이든 집단이든 중간 전달자 관점에서 해석되어 서로 다른 주장의 근거가 되기도 했다.
이와 흡사하게 악보 역시 독해의 어려움으로 일반인들은 접근하기도 이해하기도 힘들었다.
그들 대부분 영향력있는 일부 사제(연주자, 혹은 음악학자 등)의 말씀을 믿고 의지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인쇄술 발달과 교육 확대로 일반인 접근이 쉬워지면서 성경의 경우 양상은 달라졌지만 음악은 여전하다.
이 책은 결코 기존 음악 향수법을 탓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다양성과 전문성이 강조되는 현 시점에서 보다 고양된 즐거움을 작곡가와 그의 악보에서 찾자는 것이다.
조금만 관심 기울이면 습관적으로 소홀했던 것들이 보이며
여러분의 음악에 대한 생각은 보다 세심해 질 수도, 대담해질 수도 있다.
작곡가의 페달표시로 그가 꿈꾼 음향을 상상하며 그의 핑거링 번호로도 음악은 보다 구체적일 수 있다.
조와 화음에 대한 음악적 문맥 인식이 여러분의 표현을 큰 구조로, 같은 다이내믹 표시라도 그 구조 안에서
고정 값 아닌 상대 값으로 또 음량만이 아닌 음색 값으로 보게 할지도 모른다.
프레이징 슬러의 위치에 따라 음악이 달리 정리되며 무심코 지나쳤던 못갖춘마디 시작이 악장 전체의 고출력 엔진이었음을
느끼게 될지 모른다.
또 연출과 기획자로서의 베토벤을 발견하면서 어떠한 위대성으로도 감춰지지 않는 그의 소시민적 욕망도
엿볼지 모른다.
저자 황성호